점심을 먹으며 유퀴즈라는 TV프로그램에 나온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이야기를 들었다.
응급실에 실려온 여러 구슬픈 사연을 들으니 참 안타까웠다.
죽음이란.. 먼 것 같이 느껴지지만 사실 모두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
내가 하고싶은 모든 것을 최대한 하고 살아야겠단 생각도 들었다.
내가 만약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
내 남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못다 한 말들을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슬플 것 같다.
그래서 미리 유서를 써두는게 좋지 않을까? 란 생각도 해봤다.
유서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
가족과 친구들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 한마디 정도?
정말 슬픈 일은 그 한마디 조차 남기지 못한것이라 생각한다.
그러고 나서 오랜만에 아는 동생에게 연락했다.
그냥 갑자기 생각나기도 하고 뭐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서 연락해봤는데
동생이 가족 중 한 분을 불과 나흘 전에 잃었다고 한다.
불과 몇 분 전에 죽음에 대하여 깊게 생각했던 터라 조금 당황했다.
아무튼 동생과 전화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.
동생은 의연한 듯하였다.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듯했다.
그런 모습도 안타깝고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니 울음을 멈출 수 없었다.
오히려 동생이 나의 울음을 진정시켜줬다.
전화를 끊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조금을 보내보았다.
나도 취준생이고.. 요즘 돈에 대해 민감하여 아주 잠시 망설였지만
정말 편하게 생각했던 동생이기도 하고 참 괜찮은 동생이었기에
고민을 접어두고 바로 돈을 송금했다.
힘내라는 말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.
전혀 힘나지 않을 테니까..
이번 일을 계기로 따로 유서를 적어둬보려고 한다.
만약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, 내가 유서를 쓰는 것에 대하여 "미리 죽음에 대해 준비한다."라는 인식보단
"마음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던 말들을 마지막 한 마디와 함께 남겨본다."라고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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